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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옥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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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원닷컴 김아률 시민기자
댓글 0건 조회 339회 작성일 23-07-24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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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효옥은 조선왕조실록 속 한 문장에서 비롯된 이야기입니다. 열두 살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오른 조카를 몰아내고 임금자리를 차지한 수양대군, 세조. 그가 불러온 계유정난이라는 파란 속에 단종을 부탁한다는 세종대왕의 고명을 받들고자 죽음마저 불사한 만고충신들이 사육신(死六臣)이었습니다. 그 중 하나인 성삼문의 딸 효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소설 속에서 효옥은 계유정난으로 시작해 예종 대에 이르기까지 피바람 부는 세월을 지냈습니다. 충신이 난신이 되고 간신이 공신이 되는 난세를 탄식하며 시작된 이야기는 옳은 시대를 다시 세우기 위해 나가는 여정입니다. 저자가 조선시대를 관통하는 정신이라 일컫는 "신의와 믿음을 위해 죽은 사람들을 안타까워하고 같이 눈물 흘리는 마음", "작고 미약하나 기어이 어두운 골짜기를 밝히는 꺼지지 않는 촛불"이 곧 효옥의 삶이었습니다.

욕된 자들의 계책으로 고문받고 멸문당한 충신들의 비통함, 한 점 붉은 피로 새긴 충절의 통렬함을 소상히 담았습니다. 양반집 규수에서 한 순간 노비가 된 효옥이 곡절 속에서도 맑은 눈으로 세상을 직시하고 나아갈 길을 열어내는 여정도 비감하지만 아름답게 그려냈습니다. 조선의 충절을 만들었다는 창녕 성씨, 효옥이라는 불씨를 꺼뜨리지 않으려 의인들이 믿음으로 보태고 희망으로 따르는 이야기이자 효옥의 분투기이기도 합니다.

효옥은 전군표의 첫 소설입니다. 작가는 1954년 강원도 삼척에서 태어나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16대 국세청장을 지내며 활동했습니다. 첫 소설이 무색하게 진중한 익힘과 탄탄한 갖춤으로 풀어냈습니다. 실록과 사료를 찾아 연필로 쓰고 지우기를 거듭한 100여 쪽의 원고가 책으로 엮이기까지 준비에만 여러 해가 걸렸습니다. 이 책은 옛 역사를 빌려 새 시대의 미래를 엿보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강원닷컴 김아률 시민기자

기사 작성일23-07-24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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