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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책 선물: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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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원닷컴 박진철 시민기자
댓글 0건 조회 179회 작성일 23-08-11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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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책 선물: 청소년들에게 남긴 어른들의 멋진 선물

고등학교 1학년 아이가 책방에 들어왔다. 그의 시선은 1층 오른편에 꽂힌 책들에 머물렀다. 파란 종이에 붙은 안내 글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었다.

"미미책 선물. 뜻있는 어른들이 청소년 여러분께 보내는 선물입니다. 청소년이라면 읽고 싶은 책 한 권을 골라 당당하게 카운터로 가져오세요."

아이는 17살로, 책을 선물 받을 수 있는 나이였다. 조심스럽게 걸음을 내디뎠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어른들이 남긴 메모를 읽어보았다. 그러나 이는 신중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었다. 그중 한 권의 책을 아이는 조용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손에 들었다. 나태주 시인의 시집인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였다.

아이는 책을 고른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이 책의 제목은 입시 생활에서 가장 듣고 싶었던 말 같습니다."

오늘의 일은 오늘로 충분하다는 말로, 사랑스럽게 날 감싸주는 시 한 편. 공부로 지친 3년의 시간에, 자책할 시간이 찾아올 때, 아이는 이 책의 제목만 봐도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었다.

책방을 찾은 어른들은 사전에 책을 계산한다. 그 책을 아이에게 선물하기 위해, 손글씨로 메모를 남기고 떠나간다. 미래에는 한 아이가 찾아와, 그 중 맘에 드는 책을 고를 것이다. 따뜻한 봄날처럼 따뜻한 춘천 바라타리아 책방에서 지난해부터 진행되고 있는 미미책 선물 프로그램이다.

어른들이 미리 계산해둔 책은 총 196권이다. 그 중 아이들이 찾아간 책은 113권이다. 돈이 없는 이들을 위해 커피값을 미리 계산해두는 이탈리아의 서스펜디드 커피와 유사한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것은 책이고, 누구나 찾을 수 있는 청소년들을 위한 선물이라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이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 나는 4일 오전 춘천에 위치한 바라타리아 책방을 찾아가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책방 안은 마치 포근한 공간 같았다.

강원닷컴 박진철 시민기자

기사 작성일23-08-11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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